posted by m_mangcho 2016. 9. 16. 20:30


돈으로 사람들의 행복의 정도를 정할 수 없다는거 알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존재를 아주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어느정도는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부유하지 못해서 먹고싶은걸 다 먹고 갖고싶은걸 다 가지고 누리고 싶은걸 다 누리고 살지 못했다고 해서 불행한건 아니다

당장 의식주를 걱정해야할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때 오는 불행은 가지고 있는 자본때문이 아니라 욕심에서부터 오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유하다고 해서 불행이 없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소리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하지만, 건강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가족중 누군가가 아픈데, 병원비나 약값이 너무 많이들어 제대로 된 치료를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때는 나의 없는 자본을 탓하지 않을까.

내가 가지고 싶고 먹고싶고 누리고 싶은 욕심은 이루지 못해도 삶에 지장이 있을만큼은 아니지만

건강은 삶에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기 위해 병원을 가고 하는일 마저도 사치일까.

내가 신발이나 가방 욕심이 있는것처럼 그런것도 병원을 굳이 가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걸로 대체할 수 있고 참을 수 있는부분일까.

비교대상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20년넘게 아토피로 고생해 오면서 학교도 몇번이나 쉬었고 남들한테 놀림거리도 많이 되었고 쓸수있는 온갖약은 다 사용해보면서 부작용으로

고생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인스턴트라는건 일절 입에 대지도 않았고, 맛도 모른다.

학교에 다니면서 과자고 햄버거고 라면이고 피자고 체육대회나 소풍때면 들어오는 간식들도 먹어본적 없다

그런건 나한테 독약이였으니까.

진물과 피가 번벅이 되고 피부는 갈라서 찢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려워서 매번 같은 굴레를 반복해서 20년간 살아온

사람과 그사람의 부모님 마음을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알까


단순히 약먹으면 나을 피부병처럼 코웃음 치는 사람들도

밤낮잠못주무시고 간호해서 겨우 괜찮아진 피부를 보고 

'내가 아는 사람은 더 심한데 뭐 그거가지고 아토피가 심하지마니' 라고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울푼이 찬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마나 부모님이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얼마나 많은 약값이 들었는지 알고서 하는 말일까

적어도 나와 같은 노력을 하고서도 심한 사람이라면 그런사람 앞에서는 할말이 없지만

먹을거 다 먹고 관리도 하나도 하지 않은채로 제멋대로 지내면서 몸이 아프다고 나힘들다고 찡찡대면서 너는 그러지 않아 좋겠다 라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양심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싶은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매번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는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나에게

그나마 이정도 유지할 수 있었던건 그나마 약값을 대주셨던 부모님과 그에 따른 정성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래도 이렇게 약값이 많이 드는데 부모님이 그걸 감당할 수 있으셔서 다행이라는 말을 했더니

너네집 잘 사냐고 자랑하냐는 말을 하는 무개념의 사람은 인간이 맞나 싶다.


너가 너네 부모님을 만나 이정도 나은게 당연하게 아니라

아토피가 없이 태어났으면 괜찮지 않았냐고, 아니면 시골같은곳 가서 요양하면 나을 그런 병 아니냐고

나를 낳아준 부모님을 욕하는 말인지 뭔지 이제 구분도 안가지만

이딴 사람이랑 내가 사겼다는 사실이 너무 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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